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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을 절에다 수양아들로 팔다

바쁘게 일을 하느라 아이들을 일찍 떼어놓고 다녔지만, 자장가만큼은 꼭 불러주었다.

“자장 자장 우리 자장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자장 우리 애기 먹고 자고 먹고 놀고 잘도 잔다”

이렇게 불러주면 아이들은 울다가도 어느새 잠드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가난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게 한이다. 큰아들하고 딸은 초등학교까지만 보내고 나머지 두 아들은 무기고등학교까지 보냈는데, 가르치기 싫어서 안 가르친 게 아니고 당장 먹을 것도 없었기 때문에 못 가르쳤다.

어릴 때 큰아들하고 남편이 한 집에 살면 좋지 않다고 해서 아들을 절에다 팔았다. 그래서 큰아들을 위해서 절에 다녔는데 이제는 몸이 좋지 않아서 큰며느리에게 넘겨주었다.

“즈 아버지하고 운이 안 좋다고 해서 절에다 팔았지, 수양아들로 팔았지. 우리 집에 있는 이하고 한 집에 살면은 안 좋을 괘랴. 무당이, 아는 사람이 보더니. 그래서 수양아들을 해준거야. 테레비도 나오잖아? 딴 부모를 해줬지 내가. 어려서부터 해줬지. 우리 할머니 살아서 했으니깐. 옛날에 절에 댕기는 사람으로 해줬어. 말하자면 스님이랑 이런 사람한테 파는 거지. 이렇게 써서 갖다 걸어놓으면 한 사람한테 등 하나씩 걸어놓잖아 이름 써서. 그렇게 파는겨. 팔면 그의 아들이 되는 겨. 그리고 내가 위하러 댕기는 거지, 우리 아들을 위해서. 잘 되게 해달라고. 정성 드리는겨 말하자면.”

수양어머니로 자식이 없는 사람도 하지만 자식이 있는 사람도 할 수 있다. 할머니는 자식이 있는 무당한테 팔았다. 팔 때 아들을 잘 봐달라고 속옷을 사주었다. 그래서인지 큰아들은 성공했다. 성공이라는게 별 것이 아니고, 아들딸 셋 낳아서 잘 키웠으면 그게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음력 2월 4일이 할머니 생일이어서 큰아들 식구들이 울산에서부터 6시간이 걸려서 왔다. 온 식구가 키가 훤칠한데 그걸 보니 흐뭇했다. ‘뒷통수만 봐도 배부르다’는 것을 올해 처음 느꼈다.

“내 아들들은 못 생겼어도 뒷통수만 봐도 배부르다고, 어느 부모든 다 똑같은겨. 하지만 자식의 마음은 그렇지 않잖아? 아무리 잘한다 잘한다 해도, 속만 안 썩이면 그게 최고야.”

그래서 김숙자 할머니는 늘 자식들에게 부인과 남편에게 잘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잘 살라고 말한다. 할머니도 평생을 그렇게 살아 왔기 때문에 자식들도 그렇게 살다면 여한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