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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 혼자 낳아서 태 자르고 산밥도 못 먹었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D020306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병암1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영숙,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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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복실)

보통 며느리가 출산할 때는 시어머니가 아이를 받아주는데, 시어머니는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한복실 할머니는 출산할 때 아이를 받아 줄 사람이 없어서 2남 2녀 모두를 혼자서 아이를 낳고 혼자 태를 잘랐다.

“혼자 낳아가지고 태 자르고. 그래가지고 우리 엄마가 어떻게 자르는 걸 봤거든. 보고 했지. 가위로. 가에다가 그 가위로 대가지고 자르더라고. 우리 엄마 보니까 동생들만 어릴 때 본 것도 생각이 나가지고. 그래서 낳아가지고 물 데워서 애기 씻기고, 했던 거 다 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누가 있어. 애 넷 낳았어도 하나 몸조리 못했어.”

미역국 끓여줄 사람 하나 없어서 큰 딸을 낳고는 첫 미역국을 다음날 점심때가 돼서 먹었고, 자식 네 명 다 산밥도 챙겨주지 못했다.

“산밥이 뭐여. 애기 낳아놓구. 밤에 열한시에 낳았는데 그 이튿날 열두시에 밥먹었어. 기저귀 살라고 돈 오천 원인가 그때 사천 원인가 농에 넣어 놓은 거를 우리 아저씨보고 쌀 사오래니깐 사월달인데 사가지고 와서 인제 밥하려니까 남자가 하려니까는 밤에 열한시에 낳았는데 그 다음날 열두시에 먹었어.”

집이 가난해서 산후조리 할 틈도 없이 바로 일을 하러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이 낳고 바로 옆에다 두고 복숭아를 따러 다녔고,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내가 벌어가지고. 참외 하고 복숭아 하고. 그래가지고 땅도 요만큼도 없어. 아무것도 없어. 초가집도 남의 땅에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참외 하고 이래가지고 집도 사가지고 집도 새로 지었어. 십 년 전에. 또 논도 사놨지”

큰 딸을 낳을 때는 아기가 거꾸로 나와서 고생을 많이 했다. 거꾸로 나와서 잘못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도 팔을 쭉 피고 나와서 걸리지 않고 무탈하게 나왔다.

“인제 애 낳으려고 힘을 주는데 뭐가 나와서 보니까 다리가 나왔어. 그래서 그 소리는 들었지. 잘못하면 죽는다고. 그래가지고는 난 또 애 낳으면은 누가 있으면은 못 나요. 그래서 혼자. 근데 겁이 나가지고 불렀지. 어떻게 하면 좋냐고. 아저씨가 바깥에 있다가 택시 부르냐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좀 기다리라고 지금 택시가 올 수 있느냐고. 그래서 힘을 줘서 보니까 다리가 두 개가 나왔어. 근데 팔이 이렇게 안 되고 이렇게 피었나봐. 그래가지고 힘을 줬더니 이렇게 해가지고 나왔어. 큰 딸. 고생 할라니까 애도 거꾸로 낳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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