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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일화」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02233
한자 李浣逸話
영어의미역 Anecdote of Yi Wa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영산리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이상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전설|영웅담|인물담
주요 등장인물 이완|도적 괴수|여인
모티프 유형 담력 시험|신의 지키기

[정의]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영산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완 대장 이야기.

[개설]

조선 중기 효종이 북벌을 준비할 때 그를 도운 신하로 유명한 이가 송시열이완(李浣)[1602~1674]이다. 이완은 판서 이수일의 아들로, 훗날 훈련대장 등을 역임하였다.

[채록/수집상황]

음성군 감곡면 영산리에서 채록되어, 1979년에 출간한 『음성군지』와 1982년에 출간한 『전설지』 등에 수록되어 전한다.

[내용]

이완은 어려서부터 힘이 장사인데다 담력이 태산과 같았다. 이완이 어려서 어머니와 외갓집에 갔을 때의 일이다. 한밤에 뒤가 마려 일을 보는데, 호랑이가 이완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개를 물어 갔다. 개의 비명소리에 집 안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와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이완은 볼일을 다 보고는 태연하게 호랑이가 개를 물어갔다고 말했다.

그 말에 어른들이 기겁을 해서, 그런 급한 판국에 어찌 그리 태연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완은 빙긋 웃으며, “호랑이가 이미 달아났는데 소리를 지른다고 무슨 소용이 있으며, 또 물어 간 개를 먹기 전에는 되돌아오지 않을 텐데 무엇이 급해 보던 뒤를 중도에서 마치겠습니까.” 하였다.

어느 해 여름 이완이 친구들과 낮잠을 자는데 커다란 뱀이 그의 허리를 타고 넘어갔다. 이완은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 있다가 뱀이 다 지나간 뒤에야 친구를 깨워 뱀 이야기를 하였다. 친구가 뱀 이야기에 얼굴빛이 하얗게 변해 벌떡 일어나며 “이 사람아 그런데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나.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네.” 하였다. 그러자 이완은 태연하게, “그놈이 나를 나무둥글로 알고 넘어가는 이상 나도 그런 양 하고 있어야 무사하지 않겠나.” 하고 대답하여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완이 스물 살이 넘어서며 사냥을 매우 좋아하여 날마다 깊은 산중에 들어가 짐승을 잡았다. 하루는 이산 저산을 다니다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날은 어두워지고 산은 험해서 이리저리 헤매던 중 불빛이 보여 그 불빛을 찾아갔다. 이완이 대문을 두드리니 한 여인이 나와, 이 집은 도적 소굴이고 자신도 잡혀 온 몸이라며 어서 도망가라고 손을 저었다.

그러나 이완은 막무가내로 집 안으로 들어가 저녁상을 차려 달라고 하여 한상 가득 잘 먹고는, “방은 먼저 차지한 놈이 임자다!” 하고는 도적 괴수의 잠자리에 들어가 태연히 잠을 청했다. 마침내 도적 괴수가 들어와 이 광경을 보고는, 노발대발하며 이완을 밧줄로 꽁꽁 묶어서 대들보에 매달았다. 그러고는 시장하다며 음식을 차려 놓고 술을 마시는데, 이완이 묶인 채 “졸장부도 분수가 있지. 사람을 옆에 놓고 혼자 술을 마시기냐?” 하면서 힐책을 했다.

그 말에 도적 괴수가 “옛다 먹어라!” 하고 바가지로 술을 퍼주자 벌컥벌컥 마시고는 다시 안주를 달라고 하였다. 다시 도적 괴수가 칼끝에 안주를 꽂아 주자 태연히 받아서 질겅질겅 씹어먹는다. 그 광경을 보던 도적 괴수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후닥닥 달려들어 묶었던 밧줄을 풀어 주고는, “무식한 놈이 어른을 몰라뵈었습니다.” 하고 코가 땅에 닿도록 넙죽 엎드려 큰 절을 하였다. 이완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죽이려면 빨리 죽일 것이지 이 무슨 장난이냐?” 하였다.

그러자 도적 괴수가, “아니올시다. 전년에 어느 이름 높은 점쟁이한테 신수를 점친 일이 있는데, 제가 언제고 포도청에 잡혀가서 죽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소인이 살 도리가 없는가 물었더니, 어느 때고 포도대장 될 사람을 만날 때가 있을 테니 그때 잘 말해서 증표를 얻어야 산다고 했습니다. 오늘 보니, 틀림없이 훗날 포도대장이 될 듯하니, 저를 죽이지 않겠다는 증서 하나만 써주십시오.” 하고 사정하였다.

아직 과거 급제도 못한 처지였으나 도적이 하도 조르는지라, 이완은 할 수 없이 증표를 하나 써주었다. 그리하여 죽을 뻔한 목숨도 살고, 뿐만 아니라 도적 괴수의 재산과 여인까지 얻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서 이완이 훈련대장과 포도대장을 겸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도적 하나가 잡혀 왔는데, 죄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죽이기로 판결이 났다. 그런데 그 도적이 죽기 전에 꼭 한 번 포도대장을 뵙게 해달라고 애원을 한다는 말에 이완이 도적을 보러 갔다.

도적은 이완을 보자마자, “저를 몰라보시겠습니까?” 하고 눈물을 흘렸으나 이완이 보기에 알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자 도적은 품에서 종이 한 장을 내밀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완이 젊은 시절 산속에서 도적 괴수한테 써준 증서였다. 이완은 도적을 당장 풀어주고는, 개과하게 하여 부하로 삼았다. 그 도적은 그뒤 방어사에까지 올라 충성을 다했다고 전한다.

[모티프 분석]

「이완 일화」에서 호랑이와 뱀, 도적은 이완의 담력과 용기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다름 아니다. 또한 약속을 지키는 신표(信標) 모티브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의를 지키는 영웅의 품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백성들이 바라고 기다리는 완벽한 영웅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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