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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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이후 침체돼 있었던 강당말과 용대동에 새로운 바람이 분 것은 1960년대의 4-H 운동과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이었다. 1960년대에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잘 살아보고자 강당 4-H 회원들이 마을에 감나무를 심기도 하고 일심회를 조직해 마을을 모범부락으로 만들었다. 1970년대는 새마을 운동으로 초가집을 없애기 위해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을 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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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자 할머니(36년생, 72세)께 예전에 마을 분들이 하던 계모임에 대해 여쭤 보았다. 할머니는 별별 계를 다 했었다며 밥통계, 쌀계, 국수계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밥통계는 할머니가 3, 40대일 당시 전기로 나온 신제품인 전기밥통을 사기 위해 했던 계모임이다. 계원이 돌아가며 한 명씩 밥통을 탔는데, 김숙자 할머니는 자신이 탄 밥통이 고장이 난 거였는데,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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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1리에는 주로 강당말 중심으로 마을 모임이 조직돼 있었다. 2월 6일, 마을회관에서 마을 조직에 대해 이야기 듣던 중, 오래된 계 장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김장일 할아버지(37년생, 71세) 댁으로 찾아가 마을의 계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강당말에는 마을 전체로 강당계, 송계, 안동김씨 강당말파 파종계 등이 있었고, 여자들끼리는 크고 작은 각종 계모임을 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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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감묻기 놀이」를 직접 놀면서 신이 난 이성순 할머니 등 9분의 할머니들은 이번에는 「다리세기놀이」를 보여주었다. 한 할머니는 “뭐 우리들이야 고무줄 하고, 이 거리 저 거리 갓 거리 하고, 풍감 가지고 놀고 그랬지 뭐. 윷놀이도 하고 강강술래도 하고. 그땐 뭐 장난감이나 있어? 죄다 이런 것만 하고 놀았지” 하고 말하였다. 조사자가 “이 거리 저 거리 갓 거리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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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강당말에서 김숙자 할머니(36년생, 72세)의 생애 이야기를 듣던 중 나온 이야기이다. 애를 낳았을 때 집 앞에다 금줄뿐만 아니라 황토를 세 군데 놓았는데, 이 황토는 사람이 아플 때도 놓았다고 한다. 사람이 아프면 굿을 했는데, 집 앞에 황토를 세 주먹씩 놓았다. 그러면 그 집에는 아무도 못 들어가는 집이라는 표시가 되었다. 또한 쇠를 손 있는 데다 박아 놓고 복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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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고 있던 시아주버니가 광을 캐러 다녔는데, 도시락을 싸주면 밥을 다 먹고 엄지손가락만한 돌을 주워서 그 안에 넣어주었다. 맏동서와 돌을 깨서 맷돌에 갈아서 금가루를 모았다. “돌을 깨가지고 맷돌에 이렇게 갈면, 금은 시은이 다 집어 먹고 돌만 남아. 시은은 동글동글 하잖아. 시은이라고 있어. 금 빨아먹는 시은. 동글동글한 게 반짝반짝반짝하지, 윤이 나지. 그게 물이여, 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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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생전에는 꽃단장하고 예쁘게 하고 다녔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난 후 고생을 많이 했다. 신파가 동네에 들어왔을 때 동네 사람들이 김숙자 할머니가 어머니가 없다고 데려다가 신파를 가르쳤다. 그 당시에는 마을마다 명절 때 천막을 지어놓고 마을 청년, 학생들이 동네잔치 식으로 신파를 가르쳐줬었다. “옛날에, 내가 엄마가 없었시유. 그랬는데 동네에서 신파를 했어. 나를 엄마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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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어머니가 낳은 오빠는 의용군으로 갔다가 병이 걸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얼른 낳으라고 사다준 약이, 열이 들어가는 약을 사다줘야 하는데 열이 폭발하는 약을 사다줘서 집에 오고 3일 만에 죽었다. 당시에 올케가 아들을 낳았었는데 그 아들도 곧 죽고 말았다. 오빠가 그렇게 죽고 아들도 죽자 아버지가 소 판 돈 반을 주면서 친정으로 내쫓았고, 남은 돈으로 그때부터 부인을 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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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리 강당말에서는 바쁘지 않을 때는 동네 분들이 주로 마을회관에 모여 소일한다. 젊은 사람들은 거의 객지에 나가 살고 거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남아있기 때문에 마을회관에서 식사도 공동으로 준비해 먹는다. 조사팀이 2월 6일 오전 강당말 마을회관을 방문하니 할아버지방에는 몇 분만이 모여 장기를 두고 있고, 할머니방에는 여러 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몇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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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일을 하느라 아이들을 일찍 떼어놓고 다녔지만, 자장가만큼은 꼭 불러주었다. “자장 자장 우리 자장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자장 우리 애기 먹고 자고 먹고 놀고 잘도 잔다” 이렇게 불러주면 아이들은 울다가도 어느새 잠드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가난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게 한이다. 큰아들하고 딸은 초등학교까지만 보내고 나머지 두 아들은 무기고등학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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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회관에 들어서자 아직 농사철이 아니기 때문인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모여 계셨다. 간단한 인사를 한 뒤 할머니들 방으로 들어서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청하였다. 처음에는 다들 꺼려하셨지만 ‘솔방울 장사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꽁꽁 숨겨 두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하나둘 풀어 놓았다. 그러다 한 할머니가 “여기 아버지를 네 번이나 결혼을 시킨 할머니 있슈, 그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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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께 옛날에 무엇하며 노셨느냐고 여쭈니 너나 할 것 없이 「풍감묻기」(풍계묻이)를 말했다. “옛날에는 요만한 종지 있지 왜? 주먹만 한 거. 그것을 가지고 하는 건데 두 편으로 나눠 그리고 풍감을 가지고 있는 편에서 그걸 숨기고 상대편에서 술래 하나가 그걸 찾아야 되는 거여” “한번 진짜로 놀아보세요.” 하는 조사자의 요구에 할머니들은 적극적으로 응해 주었다. 석용오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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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강당말 마을회관 할머니방에서 김숙자 할머니의 혼인 이야기를 듣던 중 주변에 앉아 있던 할머니들로부터 예전에 강당말에서 행해지던 혼인 풍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로 김숙자 할머니, 김영수 할머니(73세), 이성순 할머니(29년생, 79세) 등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다. 다른 할머니들도 너도나도 끼어들어 얘기를 해주어서 미처 카메라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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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자 할머니의 당고모부가 자기 며느리 친정에 중신을 넣어서 혼인이 이루어졌다. 울산이씨 ‘이윤섭’씨로 당시 23세였고 군인이었다. 남편은 할아버지 대부터 강당말에 살았다고 한다. 신랑은 4남 2녀 중 넷째로 시집을 왔을 때 시부모님과 형님 부부, 시동생 2명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혼인하고 3년 만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머니 정을 못 붙여서 시어머니 정을 붙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