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아문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면, 돌계단이 나타난다.

수십 개의 계단을 오르면 눈앞으로 어느 동네에나 있을법한 공원이 펼쳐진다. 그러나 연산리의 연산시민공원은 이곳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원이다.

연산공원의 계단을 올라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애국지사 농암(濃巖) 곽성진(郭性鎭) 선생 추모비이다. 곽성진 지사는 논산 강경에서 태어난 인물로,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발생하자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는데 연산리에 살던 주민들의 대다수도 그를 따라 강경읍 옥녀봉에 올라가 만세를 불렀고 그 사실이 추모비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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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내 휴식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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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곽성진선생추모비

추모비를 거쳐, 공원의 가운데로 길게 뻗은 길을 걸으면 정면에 두 개의 충혼비가 보인다. 충혼비 오른쪽 아래편에는 순국동지 충혼비 유래비석이 있어, 한국전쟁 당시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두 개의 충혼비에는 비석을 세운 마을 주민들의 이름과 순국한 영웅들에 대한 추모 내용이 조각되어 있다. 숙연해지는 마음으로 묵념을 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는, 오른편으로 마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나무의자를 비롯하여 수돗가, 최신식 운동기구 8대가 마련되어 있어, 마을 어른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린 아이들도 운동기구를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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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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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순국동지 충혼비 유래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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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내 운동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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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내 휴식공간

공원 돌계단 옆으로 ‘연산시민공원’이라고 쓰인 비석을 받치고 있는 귀부가 있다. 빗돌과 어울리지 않는 이 거북이는 관아 터에 남은 유적의 하나로 생각되는데, 화강암 석질에 머리, 꼬리, 네발, 등껍질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는 약간 측면으로 틀고 있고, 두 눈은 둥글게 판 흔적만 보이며, 입에 구슬을 문 듯 표현하려 했으나 뚜렷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목은 비늘무늬가 새겨져 있고, 등껍질은 둥근 모양의 홈이 불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몇몇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귀부석은 자식을 못 가진 부인들이 자식을 기원하는 대상이었으며, 귀부석 등에 있는 둥근 모양의 홈은 성혈(性穴) 즉, 다산과 풍요를 바라며 파낸 구멍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소박한 형태로 귀부석을 통해서도 연산리가 연산현의 소재지였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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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귀부석

연산공원 입구의 오른쪽 옆으로는 조그만 석탑이 하나 있다. 4층 규모의 화강석으로 꾸민 것으로 기단석은 연꽃을 조각하고 있는데 매우 조잡하며 세월에 마모되었기 때문인지 섬세하지 않고 뭉툭한 느낌을 준다. 이 탑의 전체적인 형태는 고려시대의 양식으로 탑재석이 서로 위치가 바뀌어 있고 서로 다른 형식을 보인다. 이것은 흩어져 있던 2개의 석탑재를 모아 다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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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공원 석탑

연산시민공원은 단순한 마을 주민들의 쉼터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고려시대의 석탑을 시작으로, 조선시대의 연산현이었다는 흔적의 귀부석, 삼일만세운동을 한 곽성진지사추모비, 또한 한국전쟁을 이끈 열사의 추모비까지 고려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모든 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모아놓은 박물관이다. 연산 사람이라면 아이들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서 유물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와 연산리의 역사를 일깨우는 것도 연산리 주민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