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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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醬- |
영어의미역 | Making Soy Sauce |
이칭/별칭 | 침장(浸醬)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논산 지역의 각 가정에서 음력 정월 말날[午日]에 장을 담는 풍습.
[개설]
장(醬)은 정월부터 삼월까지 적당한 시간에 담지만 정월에 담근 장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논산시에서는 예전부터 말날[午日]에 주로 담았다. 단지 안에 메주, 소금, 물을 넣고 고추, 참숯, 대추를 각기 세 개씩 넣는다. 고추처럼 빛깔이 곱고, 대추처럼 달기를 바라며 넣는다. 참숯은 잡냄새가 나지 않도록 넣는다. 첫눈이 올 때 장독의 뚜껑을 열어두면 눈이 들어가 장맛이 좋아진다.
장맛이 덜해서 이듬해에 새로 메주를 넣고 다시 담기도 하는데, 이를 ‘접(接)간장’이라 한다. 접간장으로는 제물을 마련하지 않는다. 한편 장은 2월에 담지 않으며, 2월에 담은 장으로는 제사의 제물을 마련하지 않는다. 2월은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는 달로서, 모든 관심을 농사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사소한 집안일은 하지 않는 달이라고 생각하여 장을 담지 않는다.
[연원 및 변천]
논산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장이 노성면 교촌마을의 윤증 선생 고택에서 담그는 장이다. 교동 전독간장으로 불리는 윤증의 장은 햇장을 담가 묵은 장에 합치는 방식으로 2백 년간 담가온 전통의 맛을 자랑하고 있다. 윤증가의 장은 예부터 한 숟가락이면 아픈 배가 다 나았다는 약간장이다.
하도 훔쳐 먹는 사람이 많아서 양이 푹푹 줄기 일쑤였다고 한다. 간장을 훔쳐 먹으러 올라갔던 임신부가 들켜서 넘어지는 바람에 아이를 유산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을 정도이다. 간장 맛이 소문나 2ℓ짜리 한 병을 5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 팔아도 집에서 먹을 것도 남아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윤증 선생 고택에서는 아직까지 장 담그기가 대를 이어 하고 있는 집안 전통 중 하나이다.
[절차]
윤증가에서는 음력 10월에 메주콩을 삶아 메주를 만든다. 메주는 가로 15㎝, 세로 20㎝ 크기의 직사각형으로 만든다. 마루에 짚을 깔고 메주를 늘어놓아 1주일 정도 말린다. 그 다음 짚으로 동여매 40일 정도 처마 밑에 매달아 둔다. 그리고 메주를 내려 마루 한 쪽에 짚 한 켜, 메주 한 켜씩 놓고 비닐을 덮는다. 비닐에는 공기구멍을 만들어야 습기가 생기지 않는다. 한 달 정도 지나서 열어보면 메주 전체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이를 다시 딱딱해질 정도로 햇볕에 말린다. 말린 메주는 물에 씻지 않고 솔로 닦는다.
새해 첫째, 둘째 말날은 장 담그는 날이다. 항아리에 메주를 차곡차곡 담고 빈 공간은 메주를 잘게 쪼개 채운다. 그런 다음 물과 소금을 붓는데, 여기에 이 집만의 독특한 비법이 있다. 보통 간장을 담글 때는 소금 양을 물의 15% 안팎으로 맞춘다. 그러나 이 집은 물과 소금을 1대 1로 잡는다. 소금을 많이 쓰는 셈이다. 항아리 맨 위에는 다시 웃소금을 5㎝ 두께로 얹고 천을 덧씌운 다음 뚜껑을 덮는다.
보통 장은 담근 지 40일이면 간장을 뜨지만, 전독간장은 6개월 정도 지난 추석 무렵에 간장을 뜬다. 항아리를 열어보면 소금이 새카만 강정처럼 딱딱해져 있다. 이 소금떡은 꺼내 버리고 메주를 한쪽으로 치우면 간장이 술처럼 푹 올라온다. 바로 햇간장이다.
[생활민속학적 관련사항]
우리 선조들은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장에 이토록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장은 가장 기초가 되는 찬거리일 뿐만 아니라, 그 집의 대표적인 양식이므로 집안의 운명을 관장한다고 하여 장독을 신줏단지 모시듯 했다고 한다. 특히 장 담그는 날은 반드시 새해의 첫째 또는 둘째 말날(갑오일)을 택하였다. 두 달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말날은 예부터 귀신도 못 돌아다닌다고 하는 횡액이 끼지 않은 좋은 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