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4B020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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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종봉 |
신한균을 방문한 어느 봄날 저녁 신한균 사기장이 묻는다.
“사기장이 뭔 말인지 잘 모르지요?” 이어서 “우리는 그거를 장인이라고 합니까? 명인이라고 합니까? 일본에서는 장인을 공인이라고 합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하기 전에는 도공이라는 말은 어느 책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하믄 사기장입니다. 도공이라는 말은 일본인들이 즈그 마음대로 바꾼 말입니다.”라며 스스로 그 답을 말한다.
그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흔적은 알려진 게 없어 10년 전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 그들의 삶이 너무 애달파 절로 눈물이 나왔다고 한다.
글로 적다보니 대하소설 정도가 되어 버렸는데 방송국 드라마에서 도자기 자문을 하다 친하게 된 지인으로부터 ‘드라마화 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소설로 펴내게 되었다. 그 책이 역사소설 『신의 그릇』1·2(아우라, 200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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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희 저, 책 표지
이 또한 조선 사발의 진가를 알리기 위해서인데, 우리 도자기의 진가를 알리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인문서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고 한다. 이 소설을 통해 ‘조선 사발의 명예 회복’을 선언한 셈이다.
『신의 그릇』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 신석의 이야기다. 신석은 죽기 전에 황도(이도다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면서 조선의 혼이 담긴 황도를 일본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고민한다. 여기에 신석이 일본에서 겪는 암투와 일본 여인 마코와의 사랑을 그려낸 이 소설을 통해 조선 사기장들의 행적과 일본인들이 말하는 '막사발'의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신한균 사기장은 1994년 일본에 가서 일본 국보가 된 조선 사발을 직접 손으로 만져본 이후 10여년의 답사와 자료 조사를 거치고 2년간 썼다가 고치기를 반복한 끝에 이 소설을 완성했다. 몸무게가 15㎏이나 빠졌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라고 단언하고, 이 책 첫 장에 ‘전통사발의 맥을 잇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아버님(신정희) 영전에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제 그릇쟁이로 돌아갈 것이다.”고 했다.
그렇다. 그는 사기장이다. 흙과 불을 다루어 그릇을 빚는 사기장이다. 사기장 신한균, 그가 말한다. “도자기는 흙이다. 생명의 원천이다.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도자기이다. 중국의 한 학자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조선의 도자기에는 실패의 미학이 있다. 실패가 가미되어 오히려 도자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실패의 미(美), 여백의 미(美), 그것이 한국 도자기의 멋이다.’
아버지가 말씀 하셨다. ‘도자기는 나의 종교다. 도자기는 모태 신앙이다.’ 그러나 나는 도자기를 신(神)처럼 모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생활 속에 들어가 인간과 같이 호흡하는 도자기를 빚고 싶다. 본래 도자기는 사용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도자기가 쓰면 쓸수록 ‘맛’ 나는 도자기이길 바라며 오늘도 가마칸에 장작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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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불 앞의 신정희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