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마을 공간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자 마을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001375
한자 傳統-空間構造-馬子-
영어공식명칭 Masa Village that remains untouched by time the Spatial Structure of Traditional Villag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완주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상훈

[정의]

전라북도 완주군 상관면 용암리에 있는 자연 친화적 전통마을.

[마을은 작은 국가, 마을의 공간구조]

마을은 혈연과 지연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작은 국가와도 같은 공동체 집단을 의미한다. 터를 잡아 사는 사람들의 공간인 마을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등 모든 영역이 갖추어진 공간이다. 즉 정치면에서 촌장 중심의 의사 논의 기구와 결정조직, 경제 면에서 두레 조직, 사회면에서 윤리조직, 문화면에서 놀이조직, 교육 면에서 서당이라는 교육기관, 종교 면에서 마을굿 등이 갖추어져 있어 가히 하나의 작은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전통마을의 공간구조를 서장, 중장, 종장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면, 우선 서장은 골의 동구로부터 시작된다. 동구에는 경계 표시나 수호신으로 장승이나 짐대가 놓인다. 또는 바위에 의미가 담긴 글씨를 큼직하게 새겨 놓기도 한다. 대체로 마을 경관이 좋다는 의미나 마을 명이 새겨진 바위가 나타나 새로운 공간으로 진행함을 암시해 준다. 또 마을 입구에는 돌탑, 선돌, 돌 거북, 마을 숲, 당산나무 등이 있으며, 사람들이 다니는 주요 통로로서 외부인에 대한 감시 기능도 한다. 큰길에서 마을로 통하는 길을 일직선상으로 새롭게 내었는데, 이를 1970년대 새마을운동 목적으로 내었다 하여 ‘새마을 길’이라 한다. 그러나 전에는 마을이 큰길가에서 보이지 않았다. 새마을 길보다 멀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무엇이 나타날까 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았다.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처럼 설레는 길을 휘감아 돌아서 마을에 들어서면 그림 같은 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중장으로 들어서면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펼쳐진다. 효자비, 열녀비와 같은 비각들이 세워지고 또 고목에 둘러싸인 오솔길, 돌담, 마을 공동 샘, 빨래터가 설치되고 마을의 중심 시설물인 모정이 나타난다.

종장은 마을에서 가장 중심이 된 가옥에서부터 마을이 끝나는 곳이다. 중심 가옥에서 길은 자연스럽게 굴곡을 이루어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길 자체가 마을 뒷산이라는 대자연에 흡수된다. 이처럼 마을은 자연의 품속에 자리하고 있다.

[마자마을의 전통적인 마을신앙물, 돌탑과 마을숲]

전라북도 완주군 마자마을의 신앙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마을 입구에 당산나무와 함께 있는 돌탑이다. 돌탑은 마을에 따라서는 주당산(主堂山)으로 모셔지기도 하고, 혹은 하위보조신(下位補助神)으로 모셔지기도 한다. 특히, 풍수지리적으로는 마을의 수구막이, 비보(裨補)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탑의 명칭은 탑, 조탑, 조산, 돌산, 토담, 수구막이, 거리제, 거리제 잡숫는 탑, 거리제 탑, 거리탑, 독닥거리, 정탑 등으로 불리는데, 각 지역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성(性)[할아버지 탑, 할머니 탑, 남자 탑, 여자 탑, 내외 탑], 위치[바깥 탑, 안탑], 규모[큰탑, 작은 탑] 등에 따라 불리기도 하며, 축문에는 영탑지신(靈搭之神)으로 표현되고 있다. 탑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기단부, 탑 본체, 탑 윗돌, 내장물 등 네 요소로 구성되며, 돌탑의 형태는 돌을 수북하게 쌓은 누석형, 위아래를 둥글게 쌓은 원통형, 위로 갈수록 좁아지게 쌓은 원뿔꼴 등이 일반적이다. 탑 윗돌의 명칭은 머릿돌, 동자석, 남근석, 입석, 탑선돌, 탑돌, 상부입석, 돌뚜껑, 미륵, 상투, 대왕대신, 상수, 어른 등으로 불리며, 이는 기능과 형태에 따라 달리 불린다. 내장물은 무주 지방에서는 숯과 소금이, 금산 지방에서는 오곡을 넣는 항아리, 쇠스랑, 금두꺼비, 부적, 숯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내장물 역시 기능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탑에 대한 제사는 마을에 세워진 탑 자체만을 대상으로 모셔지기도 하고, 혹은 숲, 선돌, 장승, 짐대 등과 함께 모셔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탑이 세워지는 위치는 일반적으로 마을 입구 양쪽이나 마을 앞, 뒤에 세워진다. 탑의 수는 2기가 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기, 3기 심지어는 7기까지 세워지는 예도 있다. 탑 윗돌은 없거나 단순히 선돌을 올리는데, 이때 탑 윗돌은 1기에서 5기까지 올린다. 선돌이 아닌 거북, 두꺼비, 부처상 등을 올리기도 한다. 탑이 축조되는 연원은 마을에 어떤 커다란 재앙이 일어난 후 이를 막기 위한 방책에서 축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탑은 서낭당과 같이 자연적으로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조성된다. 그리고 탑의 조성은 지관이나 무당들의 권유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적 의식의 전제하에 세워진다.

또 다른 하나는 마을숲이다. 마을숲은 마을의 역사, 문화, 신앙 등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마을 사람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마을 사람들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조성되어 보호 또는 유지되어 온 숲을 말한다. 마을숲은 민속적으로 마을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이고, 풍수지리적으로는 좋은 땅을 조성하는 구조물이며, 심미적으로는 풍치의 장소이다. 또한, 휴식·집회·놀이·운동 등 여러 가지 활동의 터전이고, 바람과 홍수 등을 막아 마을을 보호하는 구조물이며, 마을의 영역을 결정하는 상징적 장소의 역할도 하는 문화 통합적 시설이다. 그래서 마을숲은 다음의 계기로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몇몇 사람들이 떠돌다가 한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다. 처음에 마을 입구가 허(虛)하여 방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몇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므로 마음뿐이었고, 그렇다고 자리 잡은 터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지도 않았다. 시간이 흘러 많은 사람이 모여 살게 되었는데 어느 날 마을에 큰불이 나서 마을이 완전히 황폐해졌다. 화재 이후 마을 사람들이 의논한 끝에 화재의 원인이 마을 입구로 부는 세찬 바람이었음이 밝혀졌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빨리 자라고 튼튼하여 바람을 막아낼 수 있는 나무를 심기로 하였다. 적게 심어도 효과가 충분한 자리를 선택해 심다 보니 수구(水口)가 좁은 곳에 심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이 나무들의 보호를 게을리하지 않자 이후 화재가 줄고 걱정 없이 살게 되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마을 숲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마을 규칙을 만들어 감시했지만 훼손되는 일이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해결책으로 마을숲을 공동의 소유로 삼고 여기에 신앙성과 신성성을 부여하였다. 마을숲의 나무를 베면 죽거나 다친다는 신성성과 여기에서 제사를 지내야 마을이 평안해진다는 믿음이 부가된 것이다. 이후 마을 숲은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었다”라는 것이다.

마을숲의 개념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일차적으로 마을 사람들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숲의 변화 과정은 마을 사람들의 생활과 긴밀한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 마을숲은 마을이 형성될 무렵 입지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곳을 비보(裨補)하기 위해 조성되었으므로 거의 모든 마을에서 나타난다. 마을숲은 일반적으로 수구막이 역할을 하며, 그 활용은 구체적으로 비보림(裨補林)[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과 엽승림(獵勝林)[불길한 기운이 마을에 미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숲]으로 나뉜다. 마자마을숲은 대부분 느티나무로 조성되어 있다. 느티나무는 뿌리 퍼짐이 좋고 오래 사는 나무 중 하나이며, 흔히 괴목(槐木)으로도 불린다. 괴(槐)는 느티나무 혹은 회화나무를 뜻하는 한자어인데, ‘목(木)’ 자와 ‘귀(鬼)’ 자가 합하여서 된 글자로 나무와 귀신이 함께 있는 상태 또는 그러한 사물을 뜻한다. 그러므로 ‘괴’라는 나무는 나무귀신, 귀신 붙은 나무로도 해석한다. 따라서 ‘괴’라는 명칭의 나무는 토착 신앙과 깊은 관계가 있는 신목(神木)인 것이다.

[마자마을 전통경관 요소, 우물, 모정, 마을회관]

마자마을에는 지금도 공동우물이 보존되어 있다. 우물에는 맨땅을 깊게 파서 물이 괴게 하는 토정(土井)과 바위틈 사이로 솟거나 흐르는 물을 괴게 하는 석정(石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살림집에서는 토정이 대부분이다. 맨땅을 파서 만든 우물일 경우 물기를 머금은 우물벽이 무너질 염려가 있으므로 통나무를 둘레에 촘촘히 박거나 돌을 쌓아 올려 벽을 구성한다. 돌 쌓는 기법으로 ‘공돌 쌓기’라는 축조법이 발달하였는데, 이는 돌과 돌의 이를 맞추어 쌓는 기법으로 돌각담을 쌓는 방식과 비슷하다. 우물의 벽체는 지표의 높이까지만 쌓고, 지표 위로 노출되는 부분에는 통나무나 석재를 이용하여 정자형(井字形) 혹은 원형으로 쌓아 올린다. 우물물을 긷기 위해서는 두레박을 사용하는데, 바가지나 양철, 판자 등을 짜서 만든다. 두레박에는 줄을 길게 매어 깊은 우물에 던져 물을 담은 후 손으로 잡아 올리는 방식으로 긷는다. 이러한 우물은 집집마다 있지는 않았으며, 한 마을에 1~2개 정도가 있어서 상수도 시설이 보급되기 전에는 마을의 공동우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모정(茅亭)은 초가로 꾸민 소박한 정자로 마을 사람들의 휴식이나 마을 일을 논의하기 위하여 마을 사람들에 의해 세워진 마을 건물이다. 모정은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에 위치한다. 모정은 그리스 아테네식으로 해석하자면 마을 사람이 모여 있고 마을 대소사를 논의할 수 있는 아고라(Agora)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정은 사람을 보듬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마을 공간구조에서 오늘날 가장 중요한 공간은 마을회관이다. 마을에 다다랐을 때, 널따란 주차장이 위치한 근처에서 마을회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을회관은 오랫동안 터 잡아 살아온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함께 나누며, 소통하는 의식 밑바탕 속에서 운영된 마을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현재 농촌 지역이 어려움 속에서도 마을과 함께 행복한 삶의 공간으로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할 곳 또한 마을회관이다.

[마자마을 전통마을 공간구조]

전라북도 완주군 마자마을은 전통마을 공간을 설명하기 알맞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 마자교를 지나 오른편에 말 형상이 그려져 있고 2010년 참 살기 좋은 마을 사업 가꾸기 사업이 진행됨을 알리는 마을표지판이 있다. 마자마을 입구 주변에는 몇 가지 변화가 생겨나고 있는데, 먼저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축사가 조성되어 있다. 요사이 농촌 마을 풍경 중의 하나로 자리 잡은 축사는 마을 경관을 훼손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또 하나는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 교각이 가로질러 놓여 있다. 고속도로 교각을 지나서는 옛 흔적이 남아 있다. 마을 입구임을 알리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돌탑이 자리 잡고 있다. 좌청룡 맥 자락에 돌탑이 세워져 좌청룡을 보(補)하고 있는 모습이다. 돌탑 앞에는 종종 막걸리가 놓여 있기도 하다. 돌탑을 지나쳐 시냇가를 따라 펼쳐지는 길을 오르면 마을회관에 다다르고, 널따란 공간에 마을숲이 보인다. 마을숲의 제일 큰 나무 아래에는 ‘애향수’라는 푯말이 있다. 좁다란 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숲은 수구막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마을숲은 대부분 느티나무인데, 개서어나무도 보인다. 마을회관이 있는 이곳부터 본격적인 마을이 펼쳐지는 곳이다. 효자비는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동우물이 마을 한가운데 지금도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식수로 사용되었을 때 마을 아낙들이 모여 소곤거렸을 소문의 진원지이다. 새롭게 지어진 몇 채의 집들이 마을에 자리 잡아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마을 끝 집은 산자락에 자연스럽게 이어져 자연 품으로 안기고 있는 모습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마자마을 비보 풍수]

전통마을 공간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오히려 명당의 조건이 부족한 터를 인공적으로 보충함으로써 제대로 된 삶터를 가꾼 공간이다. 마을숲, 돌탑 신앙은 마자마을에 터 잡아 살아왔던 마을 사람들의 대동적 공동체를 추구했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증표이다. 마자마을은 풍수적으로 대단히 불안전한 땅이기 때문에, 마을숲을 조성하고 거기에 더 나아가 돌탑을 쌓고 공동체 생활을 함으로써 명당이 된 곳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상적인 마을인 마자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에 자리 잡은 곳으로 전통적인 마을 공간구조가 지금까지도 잘 남아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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