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5B02020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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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심근정 |
다소 마른 체구에, 인상이 차갑게 보이는 사진사 한 분이 봉래폭포를 지키고 있다. 7, 8여 년 전에 포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울릉도에 들어와 사진 찍는 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봄철에는 아침 8시경에 올라와서 오후 5시경까지 봉래폭포와 함께 한단다. 여기 폭포에 온 지는 6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풍기는 외모가 도를 닦는 도인 같기도 하고, 신선인 듯도 하다.
“사진은 취미 삼아 배웠는데, 그게 이렇게 얽매일 줄은 몰랐어요. 작품을 찍으러 가려고 해도 매일 이곳에 나와야 하니 마음대로 되질 않네요. 하루 종일, 이곳을 지키다 보면, 처음에는 지루하고 갑갑했지요. 처음에는 그랬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러한 것은 다 잊어져요. 숙달이 되거든요. 점심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요. 그전에는 어느 정도 수입이 되었는데, 요즈음은 디지털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누구나가 지니고 다니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죠. 가끔 주변 바닥에 청소나 하면서, 독서나 하면서 그렇게 소일합니다.”
태풍으로 부서진 봉래폭포 전망대를 복구할 때는, 내수전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었었고, 봉래폭포 전망대가 완전히 복구되고 난 다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사진사는 마치 폭포의 그 무엇에 이끌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지만, 폭포에 나온 이상은 그 무엇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단다. 그래서 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으려 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