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에 있는 조선 후기 안산군수와 관리들의 선정을 기리는 3기의 비석.

[개설]

시흥시청 송덕비군은 모두 3기로 크기별로 나란히 서 있다. 좌측부터 권용정 영세불망비(權用正永世不忘碑), 박기회 거사비(朴氣會去思碑), 이규현 영세불망비(李奎鉉永世不忘碑) 순이다. 이 가운데 안산군수를 지낸 권용정의 비가 가장 크다. 안산군수의 다른 명칭은 연성(蓮城)군수였으며 연성은 시흥시 지역의 옛 지명과 관련이 깊다. 모두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세워진 비로, 군수와 관찰사 등 지역 관리가 역임하고 이직이나 퇴임할 때 백성들 또는 지역에 연고가 있는 유력자들이 세워준 공덕비(功德碑)들로 보인다.

[건립 경위]

과거 조선시대 송덕비는 엄격한 규정 속에서 왕의 칙령으로 허가를 받아야 세울 수 있었다. 조선시대 송덕비는 백성들이 관직자의 은덕을 기려 비를 세우고자 할 때, 주사(州司)가 중앙에 올리면 왕의 칙령으로 허가를 받아 건립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었다. 그러나 후기에 들어서는 오늘날의 감사패처럼 관리의 이·취임 시 송덕비를 건립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시흥시청 송덕비군도 해당 지역의 지방관을 지낸 관리들의 관직과 이름을 기록하여 남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시간순으로 보면, 1813년(순조 13) 문과에 급제하여 훗날 형조판서를 역임한 이규현(李奎鉉)의 영세불망비는 1843년(헌종 9) 세워졌다. 권용정(權用正)은 1844년(헌종 10)부터 1848년(헌종 14)까지 안산군수를 지내고 비석은 1848년(헌종 14) 세워졌다. 박기회(朴氣會)도 안산군수로 1871년(고종 8) 부임하였으며 거사비는 1873년(고종 10) 세워졌다.

[위치]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 시흥시청 입구에 있다. 이 비석들은 본래 광석동 옛 방축시장 주변에 있었다고 하는데, 1980년대 안양~월곶 간 도로 확장 및 포장 공사를 하면서 원 위치에서 남서쪽으로 약 30m 떨어진 물왕동 버스정류장 옆[물왕동 372-1번지 주변]으로 이전하였다가, 보존 환경을 개선하고 옛 지방관들의 선정(善政)을 기억하고 위민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2019년 봄 시흥시청 입구로 옮겼다.

[형태]

시흥시청 송덕비군 3기의 배치는 시기순이 아니라 큰 순서대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늘어놓았다. 가장 큰 좌측의 권용정 영세불망비는 방부개석(方趺蓋石)이며 높이 1.33m, 너비 58㎝, 두께 22㎝이다. 두 번째는 박기회 거사비인데, 방부원수(方趺圓首) 형태로 높이 1.23m, 너비 42㎝, 두께16㎝이다. 마지막은 이규현 영세불망비인데, 방부원수 형태로 높이 1.07m, 너비 38㎝, 두께 17.5㎝이다.

[금석문]

시흥시청 송덕비군 3기는 모두 전면에 큰 글씨로 비제(碑題), 후면에 작은 크기로 건립 날짜를 적었다. 권용정 영세불망비는 전면에 ‘군수 권후용정 영세불망비(郡守權侯用正永世不忘碑)’, 후면에 ‘도광 이십팔년 무신 월 일 립(道光二十八年戊申月日立)’이라고 쓰여 있다. 도광(道光)은 청나라 선종 도광제(道光帝)의 연호로, 도광 28년은 1848년(헌종 14)이다. 박기회 거사비는 전면에 ‘행군수 박후기회 거사비(行郡守朴侯氣會去思碑)’, 후면에 ‘동치 십이년 계유 칠월 일 립(同治十二年癸酉七月日立)’이라고 새겨져 있다. 동치(同治)는 청나라 목종 동치제(同治帝)의 연호로, 동치 12년은 1873년(고종 10)이다. 이규현 영세불망비는 전면에 ‘관찰사 이공규현 영세불망비(觀察使李公奎鉉永世不忘碑)’, 후면은 ‘도광 이십삼년 오월 일 립(道光二十三年五月日立)’이라고 적혀 있다. 도광 23년은 1843년(헌종 9)이다.

[현황]

시흥시청 송덕비군은 시흥시청 정문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이 화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시청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들이나 시청을 오가는 시민들의 접근 및 관람이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