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005T07011 |
---|---|
한자 | 鳥島面 觀梅마을-生産과 流通-産業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관매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준 |
[산업]
농경지는 논이 41.7㏊, 밭이 8.7㏊에 이르며, 미역과 톳양식을 하는 호수가 23호, 낭장망을 이용해 멸치잡이를 하는 호수가 1호, 통발을 이용해 장어,문어,꽃게잡이를 하는 호수는 6호다.
벼농사를 짓는 사람은 전체 가구 중 7~8호에 불과하며, 밭농사를 짓는 사람도 20여 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농사를 짓지 않고 외지사람에게 임대해주고 있다. 외지사람들은 3만 평 정도의 땅을 임대하여, 겨울철에도 따뜻한 기후를 이용해 무를 재배, 판매하고 있다.
관매리에서는 대부분의 주민이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10개 이상의 방을 갖추고 있는 민박집도 6호나 되며, 성수기에 1~2개의 방으로 민박을 운영하는 농가도 90여 호에 이른다. 그러나 찬바람이 불면 시작되는 미역과 톳양식 때문에 겨울철에는 민박집 운영을 할 수 없다. 사실, 미역양식과 톳양식으로 일년에 5~6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기 때문에 민박 등 관광업으로의 전환을 주민들이 원치 않고 있다.
관매도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생업으로는 자연산 ‘미역채취’를 들 수 있다. 조간대(주민들은 ‘갱본’이라고 한다)에서 생산되는 자연산 해초로는 세모, 가사리, 미역, 톳, 뜸북이, 파래 등이 있다. 반찬거리로 채취하는 돌김은 20여 년 전만 해도 장에 내다팔았다.
해초류 외에 소라, 고동, 전복, 배말, 조개류 등 관매리에서는 각종 패류가 철철이 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고기로는 봄철에는 도다리가 대표적이며 간재미, 서대, 아구 등이 있다. 여름철에는 농어가 가장 맛이 좋고, 우럭,광어,간재미 등이 잡힌다.
가을과 겨울에 맛이 좋고 잘 잡히는 고기로는 돔을 덮을 게 없다. 이외에도 숭어, 농어, 아나고, 문어, 꽃게, 우럭, 놀래미, 학공치, 민어, 상어 등이 잡히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고기가 잡힌다는 것은 관매리 앞바다가 아직도 건강하다는 반증으로, 이는 상업적이지 않고, 생업으로 바다와 갱본을 대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조간대, 즉 갱본(잭원)을 운영하는 어민들의 지혜이다. 사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서남해안의 대부분의 양식장은 관매도와 같이 운영되었다. 관매리의 조간대 해안은 ‘샛기너머’, ‘어나기미’, ‘목섬’, ‘각흘도’, ‘계름’ 등으로 구분된다. 이를 ‘잭원’이라고도 부르며, 그 구성원이 되는 것을 '짓'을 든다고 한다. 갱본을 이렇게 다양한 짓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만큼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매리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샛밭너머와 각흘도 짓은 접근성이 좋으므로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작업을 하고, 목섬 등 멀리 나가야 하는 짓은 젊은 사람들이 작업을 한다. 갱본작업이 많은 벌이가 되지는 않지만 노인들의 생활비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노인들은 가끔씩 해초가 잘 붙도록 바위도 닦아주고, 마르지 않도록 물을 뿌려주는 대가로 바다가 주는 ‘생활비’를 받는다. 갱본작업이 관매리에서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같은 갱본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는 가입금이 없지만 갱본을 바꾸고 싶으면 5만 원의 가입금을 내야 한다. 편하고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마을공동체의 규칙이다.
갱본의 구성원들은 자연산 미역과 톳을 공동채취하고 공동분배한다. 채취는 8월 여름에 많이 하는데, 파도가 없고 날이 좋은 날을 정해 작업을 한다.
관매리의 자연산 미역은 1속(20가닥)에 10~2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은 갱본에 따라서 자연산 미역값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때 가장 좋은 미역으로 평가되던 각흘도 잭원의 미역은 최근 양식미역과 색깔과 모양이 비슷하다고 하여 6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참고로 양식미역은 1속에 2~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어나기미, 해기넘머, 목섬 잭원 등의 미역은 속당 29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자연산이라고 해서 아무런 노력 없이 때가 되면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니다. 우선 갱본별로 미역바위닦기를 해야 한다. 이를 '갯닦기'라고 하는데, 음력 설을 전후해서 3~4일 바위를 닦는데, 찬바람에 맞서서 바위를 닦아야 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포자가 바위에 붙기 전에 닦아야 때를 놓치지 않는다. 이때 불참하면 2~3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인근의 관호마을에서는 갯닦기에 불참하면 짓(분배)을 주지 않기도 한다.
다음으로 6월 초에서 7월 중순까지 '미역밭 물주기'가 있다. 조금 등 만조시에는 걱정이 없지만 사리 물때에는 바위가 드러나 미역이 뜨거운 햇볕에 익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가지로 물을 퍼서 줘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7월 중순 이후 장마를 피해서 4~5일 채취를 한다.
채취 후에도 이틀은 말려야 하기 때문에 날씨가 매우 중요하다. 채취하기 전에 태풍이라도 맞는다면 생산량이 1/3로 줄어든다. 바위에 부착된 미역이나 톳들이 떨어져나가기 때문이다.
관매리 주민들은 양식장 자리를 결정할 때 ‘지비’(주비 혹은 제비)라는 추첨을 통해서 결정한다. 수심, 조류, 바람 등 해양생태에 따라 생산량이 다르기 때문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한 시기마다 양식장소를 추첨하여 결정한다. 20~3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남해역 어촌마을들은 매년 추첨으로 양식장을 결정했다.
관매리의 경우 5년마다 한 번씩 추첨하여 양식장을 결정한다. 양식장을 옮기는 것은 어민들에게만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자기 정화할 수 있는 기회도 주는 것이다. 바다도 살고 어민도 사는 지혜로서, 선조 때부터 그렇게 바다를 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