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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또배기 그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5208
영어공식명칭 Shade of a pole signifying prayer for good harvest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강릉
시대 현대
집필자 김정남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55년연표보기
편찬|간행 시기/일시 2001년 7월연표보기 - 『모르는 사람들』, 고려원에서 간행
성격 단편 소설
작가 최성각

[정의]

강릉을 배경으로 한 최성각의 단편 소설.

[개설]

「진또배기 그늘」은 서술자가 동년배 동향 출신인 함영호 씨로부터 고향 강릉에서 벌어진 이상한 일에 관한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는 진또배기 그늘에서 나무오리를 쥐고 패륜의 이야기를 나누는 예닐곱 명의 할머니들에 의구심을 갖다가, 그들이 폐건물의 잔해 속에서 발견된 할머니들의 억울한 영(靈)임을 알게 된다. 그들의 패륜담이 곧 스스로의 원한을 달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이윽고 서술자는 고향을 찾게 되고 어머니의 방 반닫이 위에 놓여 있는 나무오리에서 젊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담대한 생의 경지를 발견하게 된다. 2001년 고려원에서 출간된 『모르는 사람들』[고려원 소설문고 100]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진또배기 그늘」의 구성상의 특징은 함영호 씨의 편지글이 소설의 중심에 자리하고, 서술자가 편지를 받게 된 정황과 편지를 다 읽은 후 고향에 내려가서 어머니와 나누는 이야기가 그 전후에 놓여 있는, 액자식 서간체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

서술자와 동향이자 동년배 친구인 함영호 씨의 편지가 도착한 것은 휴가를 얼마 앞둔 어느 여름이었다. 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고향 바닷가에서 벌어지는 풍어제 장면을 찍기 위해 조그마한 포구를 찾는다. 그는 작년 풍어제 출사 때 만났던 어부 김하룡 씨의 집에서 풍어제를 이제부터는 삼 년에 한 번씩 올리라고 서낭님이 분부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에 의하면 우물가에 있는 서낭당은 여서낭이고, 남대천 건너편 솔밭에 있는 진또배기가 남서낭인데, 정성이 부족했는지 남서낭이 여서낭과의 상봉을 거부하는 바람에 작년에는 반쪽짜리 풍어제가 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는 남서낭을 보기 위해 내를 건너 솔숲으로 향한다. 그곳엔 진또배기라는 신체(神體)가 서 있었는데, 높이 4미터 정도의 소나무 끝에 Y자 모양의 나무가 얹혀져 있고 그 끄트머리에 나무로 만든 오리가 앉아 있었다. 그것을 언제부터 남서낭으로 모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람들은 솟대와 아울러 이 소나무를 진또배기라로 불렀다.

그는 거기서 기이한 장면을 목격한다. 그것은 할머니 예닐곱 명이 모여, “쉬 믿어지지 않는, 패륜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쥐약을 넣은 만두를 빚어 시어머니를 죽이려는 며느리, 큰아들에게 맞아 죽은 어머니, 계에서 제주도에 간다는 어머니를 가지 못하게 샤쓰를 죄 뜯어버린 아들, 이런 이야기를 “재갈재갈”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나누고 있었다.

그는 이런 할머니들의 소리를, 짓다 만 바닷가의 폐건물 주변에서 듣게 되고, “조개 껍데기를 서로 비비는 것 같은 재갈재갈 하는 웃음 소리”가 끈덕지게 자신을 따라오는 공포를 경험한다. 그는 할머니들이 모여 얘기를 나눈 진또배기 그늘을 다시 찾게 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폐건물 지하에서 할머니들의 사체가 여러 구 나왔다는 이야기를 복덕방 할아버지들에게 듣게 되고, 자신의 겪은 황당한 일을 편지로 전하며, 고향에 있는 어머님을 잘 모시라는 충고까지 곁들이게 된다.

편지를 통해 고향에서 있었던 기이한 사연의 전말을 듣게 된 서술자는 이윽고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를 만난다. 서술자는 어머니가 이미 그 이야기를 알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와 동시에 어머니의 반닫이 위에 나무로 깎은 작은 오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어머니는 “그걸 지니고 있으면 죽을 때 잠자는 것처럼 병 없이 잘 죽는다더라.”는 말을 덧붙인다. 어머니의 나무오리를 보자 서술자는 진또배기 그늘에도, 함 형이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는 폐건물에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특징]

「진또배기 그늘」은 강릉 지방에서 행해지는 풍어제의 배경 설화를 모티프로, 진또배기 그늘에 얽힌, 죽음의 비화(秘話)를 들려준다. 이를 통해 비극적인 죽음에서 잉태된 한(恨)과 그 응어리를 풀어내는 방식, 더 나아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진또배기 그늘」은 강릉의 진또배기 신앙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작가 최성각은 이를 삶과 죽음의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 동향 동년배인 함영호는 자신의 편지에서 폐건물에서 발견된 할머니들의 시체가 진또배기 그늘에서 목격한 할머니들의 패륜담의 원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진또배기 그늘에서 할머니들이 모여서 나누는 엽기적인 이야기는 억울한 죽음을 스스로 위무하는 제의적 담화라고 할 수 있다. 결말부에 이르러 서술자는 어머니의 방에서 발견한 나무오리를 통해 죽음을 대하는 어머니의 담담한 태도를 불식간에 깨닫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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