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872 |
---|---|
영어의미역 | Story of Magpie, White Stork and Fox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가술리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안경희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에서 까치·황새·여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 지역 주민 김수득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94년 창원군지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창원군지』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하고도 먼 옛날 어느 마을에 까치가 살고 있었다. 까치는 포구나무 위에 알을 낳아 새끼를 길렀는데 매일 같이 여우가 주위를 빙빙 돌며 새끼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다. 까치는 하도 기가 차서 황새를 찾아가 방도를 물어보기로 하였다. 까치가 황새를 찾아가 “황새 아재, 황새 아재, 만날 내가 새끼를 까놓으면 야시(여우)란 놈이 와서 잡아먹으려고 떡 버티고 앉아 있으니 어떡하면 되겠습니까? 무슨 방책이 없겠습니까?” 하고 하소연을 하였다.
이에 잠자코 듣고 있던 황새가 하는 말이 “오늘 저녁에도 집 앞에 떡 버티고 앉아 쳐다보고 있거든 ‘네 이놈! 불탄 가죽나무에도 못 올라가는 놈이 이리 높은 포구나무에 올라와서 내 새끼를 잡아먹으려고 하느냐!’ 하고 놀려 먹어라. 뒤는 내가 알아서 할 터이니.”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까치는 낮에 황새가 한 말을 기억했다가 저녁에 여우한테 그대로 말했다. 여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이놈의 까치 새끼. 누가 그딴 소릴 했어?” 하였다. 까치가 “황새 아재가 그러더라.” 하니 “에라. 이놈의 자식. 내가 직접 가서 알아봐야겠다.” 하며 황새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여우가 황새에게 가서 “까치가 한 말이 사실이냐?”고 따져 물으니 황새가 하는 말이 “모두 맞다.”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여우는 분함을 참지 못하고 황새를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황새는 폴짝 날아올라 여우 얼굴에 똥을 한 번 찍 싸 버렸다. 여우는 분하고 억울했지만 콧잔등에 묻은 똥을 닦기에 바빴다. 똥을 다 닦고 나서 여우가 또다시 황새를 잡으려고 달려드니 이번에도 황새는 포르르 날아올라서는 여우의 콧잔등에 또 똥을 싸 버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몇 번을 하다가 여우는 결국 황새를 잡아먹는 것을 포기하고 더러운 황새 똥이나 깨끗이 닦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꼬리로 콧등에 묻은 똥을 닦아냈다. 지금도 여우의 콧등과 꼬리가 하얀 이유는 그때 황새가 싼 똥 때문이라고 한다.
[모티프 분석]
「까치와 황새와 여우」의 주요 모티프는 ‘까치를 괴롭히는 여우’와 ‘여우를 골탕 먹이는 까치와 황새’이다.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물담으로, 「까치와 황새와 여우」의 서두 부분은 전형적인 민담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표현하고 있다. ‘옛날하고도 먼 옛날 어느 마을에 까치가 살고 있었다.’라는 부분이 그러하다. 이는 객관적인 사실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기보다 허구적 표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청자가 환상의 세계로 나아가는 데 따른 문학적 감흥이 더욱 높아진다.
청자는 「까치와 황새와 여우」를 통해 비록 약자이지만 인간에게 유익하고 친밀한 황새와 까치가 강자인 여우에게 승리함으로써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또 단순한 재미 이상의 정보도 「까치와 황새와 여우」를 통해 알게 된다. 잔뜩 신경질이 난 여우가 황새를 잡아먹으려고 하자 황새가 여우의 콧잔등에 똥을 싸 버렸는데, 여우가 이 똥을 닦기 위해 꼬리털을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도 여우의 꼬리털과 콧잔등 색이 모두 황새의 똥 색깔과 같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