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8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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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變身-女子 |
영어의미역 | Story of the Woman Who was a Fox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 |
집필자 | 안경희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에서 여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여우가 변신한 여자」 이야기는 동생으로 변신한 여우가 사람을 죽이는 등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동물담이며, 남편을 위기에서 구해 내는 현명한 아내의 슬기담이기도 하다.
[채록/수집상황]
1994년 창원군에서 발행한 『창원군지』에 실려 있는데, 이는 당시 창원군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의 주민 진필연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이것이 1997년 창원시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창원시사』에 재수록되었다.
[내용]
옛날 한 고을의 부잣집에 영감과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이 부부는 아들은 몇을 두었으나 딸이 없어 늦게라도 딸 하나 낳기가 소원이었다. 그래서 절에 가서 지성으로 빌어 늦게나마 딸을 얻어 기르게 되었다. 그 집에서는 수백 마리의 말을 기르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크면서 어느 때부터인지 자고나면 말 한 마리가 없어지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들이 어떻게 없어지는가를 알아보려고 네 명의 아들이 밤을 새며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막내아들이 보니 갑자기 자기 여동생이 방에서 나와서는 집 옆 정구지 심어 둔 밭에 있는 무덤가에서 세 번 넘더니 백여우로 변하여 말의 간을 먹고는 다시 자러 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말을 다 잡아먹고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늙은 영감과 할미는 죽고 형제들도 집을 떠나 버려 막내 오라버니와 딸 밖에는 남지 않게 되었다. 이 오라버니마저도 집에서 천 리나 떨어진 곳에서 결혼하여 살게 되었다. 또 한참의 세월이 흘러 오라버니는 고향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아내에게 말하였다. 그의 부인이 듣고는 처음에는 말리다가 소용이 없자 "보소, 오늘 당신이 가면 급한 일을 볼 것인데 그때 내가 주는 병을 뿌리세요." 하고는 붉은 색 병과 푸른 색 병 등 세 개를 주는 것이었다.
남편은 병을 받아 말을 타고 고향집을 찾아갔다. 이미 집은 쑥대밭으로 변해 있었고, 그 빈집을 여동생만이 지키고 있었다. 여동생은 오라버니를 보고, ‘오래비 한 끼, 말 한 끼, 두 끼가 생겼네.’ 하며 속으로 좋아하였다. 오라버니는 동생의 속셈을 알아차리고는, “옛날에 엄마하고 해먹던 우리 정구지 밭에 가서 정구지를 베어서 반찬이나 해 먹자.”고 하니까 동생이 하는 말이 “내가 정구지를 베러 간 사이에 오빠 니가 갈려고 그러제?” 하며 못 가게 말렸다.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안 되겠다 싶어 오라버니가, “나는 안 간다. 그렇다면 내 머리끝에 실을 매달아라. 이것이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하였다. 이 말을 곧이들은 동생은 그러면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여동생이 정구지를 베러 가러 간 사이에, 실을 문고리에 매어두고는 말을 타고 도망을 치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가다가 보니 동생은 이미 백년 먹은 백여우라 순식간에 날아서 쫓아왔다. 말꼬리까지 따라 붙자 오라버니는 마누라가 준 파란 병을 쏟아 뿌렸다. 곧 주변이 온통 물바다로 변했는데도 동생은, “오라버니 한 끼, 말 한 끼 생겼는데 어디 가노?” 하면서 따라왔다.
이번에는 붉은 병을 던지니 곧 주변이 온통 불바다로 변했는데도 여동생은 “오라버니 한 끼, 말 한 끼 생겼는데 어디 가노?” 하면서 불을 헤치고 따라왔다. 이제는 더 이상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마지막 남은 병을 던지니 천지가 가시밭으로 변해 그제야 여동생은 가시를 빼느라고 뒤쫓아 오지 못했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게 된 오라버니는 그 날 있었던 이야기를 부인에게 하면서 “당신 아니었으면 오늘 큰 욕을 볼 뻔했소. 당신 덕분에 무사히 살아오게 되었다.”면서 부인의 지혜에 감탄하였다고 한다. 이 후 부부는 늙어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여우가 변신한 여자」에 등장하는 주요 모티프는 ‘사람 죽인 여우’와 '아내의 지혜'이다. 여동생이 여우로 변신하는 장소는 정구지 밭이 있는 무덤가이다. 무덤이라는 공간은 망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인간이 활동하는 일상적인 공간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비일상적인 사건이 전개될 수 있는 합목적성을 확보하게 된다. 「여우가 변신한 여자」의 이야기 전개에서 유의할 것은 민담에서 주인공이 위험에 직면하면 비일상적인 존재자가 도움자로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의 부인이 조력자로서 남편을 돕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