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8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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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龍-龍- |
영어의미역 | Story of Yongdeung Yongbaemi Mounta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 |
집필자 | 안경희 |
성격 | 민담|신이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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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양산원님|안동원님|나졸|여자|머슴 |
관련지명 | 안동|양산|용등 용배미 |
모티프 유형 | 암구렁이 남편이 된 나졸|비를 내리게 한 머슴원님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에서 용등 용배미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94년 창원군에서 발행한 『창원군지』에 지역적 전설로 실려 있는데, 이는 당시 창원군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김수득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에 안동관아의 원님이 양산 고을 원님에게 나졸을 시켜 심부름을 보냈다. 나졸이 양산으로 가는 도중에 아주 예쁜 여자가 길을 가고 있었다. 예전에는 길을 지나가다 여자를 만나면 남자가 길 밑으로 비키는 것이 도리라 나졸이 길을 비켜 갔다. 그런데 여자가 뒤를 돌아보면서, “여보, 저 양반요. 내 한 번 쳐다보소.” 하고는 무작정 자기와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나졸은 그만 심부름 가는 일을 잊어버리고 여자를 따라가게 되었다.
어느 듯 양산에 이르렀는데 마침 그 날이 양산 장날이었다. 여자가 돈 한 냥을 주면서 나졸에게, “이 돈을 가지고 장에 가거들랑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을 사 오십시오.” 하는 것이었다. 나졸은 여자가 시키는 대로 시장에 가서 대장간에서 주인이 낫을 치우는 것을 보고 한 냥으로 대낫을 샀다. 나졸이 낫을 사서는 이것 밖에는 없더라고 하니 여자는 “잘 샀다.” 하고는 또 자기를 따라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둘은 야트막한 용등 용배미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여자는 산에 오르면서 나졸에게 절대로 뒤돌아보아서는 안 되고 꼭 나만 따라와야 한다고 신신 당부를 하였다. 산꼭대기에 오르니 그곳에는 명주꾸리를 풀어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크고 깊은 연못이 있었다. 그 연못에 이르자 여자는 두 말 하지 않고 옷을 훌훌 벗더니 “내가 이 못에 들어가면 물이 끓어오를 것이다. 그러면 못 속에서 큰 구렁이 두 마리가 싸울 것인데 절대로 황구렁이는 죽이지 말고 빨간 놈을 죽여라.”는 말을 마치고는 이에 물속으로 들어갔다.
곧 큰 싸움이 벌어졌는데 나졸이 두 구렁이가 싸우는 것을 보고는 얼마나 놀랐던지 빨간 놈을 죽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만 황구렁이를 낫으로 죽여 버렸다. 그 죽은 구렁이는 여자의 남편이었고, 다른 구렁이는 남편의 첩이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그 여자는 “나를 따라가자.” 하면서 나졸을 못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말았다. 남편을 죽여 버렸으니 나졸이 여자의 남편이 된 것이다.
한편 안동 고을 원은 심부름을 보낸 나졸이 가도 오도 않으니 온 천리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이곳 용등 용배미까지 오게 되었다. 연못가에서 나졸이 벗어 놓은 신발을 찾았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으므로 죽었다고 생각하고는 되돌아왔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그 일을 잊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나서 양산 고을에 비가 오지 않고 가물자 그 누구도 고을원님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비가 오질 않으니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모두 굶어 죽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남의 집을 살던 머슴이 고을원이 되겠다고 나섰다. 머슴원님은 이럴 것이 아니라 용등 용배미에 가서 빌어 보기로 하였다. “용왕님, 용왕님! 이 양산 고을 원을 어떻게 하던지 살려 주이소.” 하고 빌고 또 빌고는 고을로 돌아오는데 미처 당도하기도 전에 억수같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양산 고을에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은 여자와 함께 못에 들어간 나졸이 한 번도 용이라는 말을 들어 보질 못해서 인간들을 길들인다고 비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 날 머슴 고을원님이 와서 자기를 용왕이라고 불러 주니 비로소 소원을 이루어 비를 내린 것이다. 고을원님은 그 후에도 비록 일자무식했지만 백성들을 잘 다스려 잘 살게 하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용등 용배미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암구렁이 남편이 된 나졸’, ‘비를 내리게 한 머슴원님’ 등이다. 이 민담은 용등 용배미의 유래를 이야기한 설명적 전설이라기보다는 자연물의 대상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모티프는 민담의 성격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두 마리의 이무기가 대결하는 장면, 이무기가 여인으로 변하는 광경, 그리고 궁극적으로 최하위 계층인 머슴이 고을원이 된다는 민중들의 꿈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담계 전설로 분류함이 타당할 것 같다. 결국 「용등 용배미 이야기」는 용등 용배미가 기우하는 장소로서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