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 마을 회관에서 동림 마을로 향하다 보면 왼편에 널찍한 운동장이 있다. 운동장 한 끝 스탠드에는 ‘화순 광업소 운동장’이라는 큼직한 글씨가 보인다. 높이 쳐진 그물망 안으로 스무 명 남짓 되는 야구 선수들이 열심히 연습 중이다. 하얀 운동복에 빨간 모자가 활기차 보인다. 사람도 드문 이곳에 이토록 큰 운동장이 왜 필요했을까? 광업소 종사자들의 여가와 건강을 위해서....
천운 마을에서부터 화순 광업소까지 충의로를 따라 가다보면 길 양쪽으로 문이 닫혀있는 상가들이 눈에 띈다. 도로를 따라 작지만 여러 채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양이 과거에는 번화했던 상점 거리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호시절이었던 1970-80년대 화순 탄광 마을에는 직원들만 2,000여 명이 넘었고, 월급이 면서기보다 많았다. “남자 분들은 쌀 5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