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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2 - 시어머니 중풍 수발 9년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E020606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사정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영숙,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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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중풍 수발 9년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박순자 할머니가 “나 시집을 왔을 때 여 시어머니가 살아 계셨는데, 중풍이 들어가지고 맨날 소리소리 지르고. 이 아줌니 한 많은 세상을 살았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이어 강정순 할머니도 “나 이 얘기를 하면은 오늘 한종일을 해도 못해요.”라며 손사레 치며, 시어머니 병수발하며 겪은 시집살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옷에만 싸놓고 있으면, 옷 벗기고 씻기면 간단하지? 누워가지고 이렇게 이렇게 똥싼 몸뜅이로 가가지고 저 농문 열고는, 옛날에는 개쉐타라고 그랬어. 당신 쉐타 같은거 빨아서 개놓으면. 똥으로 온 방에다가. 일부로 이렇게 묻혀가지고. 벽에다가 퍽 발라놨어. 그러면 아랫도리 치마를 걷어 올리고 오줌도 닦고 물로 닦고 할머니 닦이고 방바닥 닦고, 밥 먹이고 개울가서, 발로 개울에 담가놓고 밟아야지 어떻게 햐. 빨아다가 삶아야지 재물내야지 두드려야지 풀해야지.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진저리 나 아이고. 그래도 참, ‘어머니 왜 그렇게 해놨어요’ 소리 한 마디 못하고는. 하루는 인자 9년이 되었는데 참 그게 뭣이 될라고 그랬어잉. 점심을 얼른 해드릴라고. 나 바가지 밑구녕 세 개나 빼먹었어요. 옛날에 가마솥에 기름 한 방울 똑 떨어트려서 불 땜시롱 쭉 깔아놓으면 노릇노릇하게 누룽지가 눌어. 위에 삭 걷어내고 물 한사발 넣어가지고 주걱으로 박박 문질름시롱 물 땜시롱 바가지로 이렇게 문지르면 노르스름하니 녹두밈쓴 것처럼 그거 한 그릇 떠먹여드리고. 다 잡수면 ‘너도 먹어라.’ 그래야 나가 밥 한 술 먹는데. 그랬더니 하필 돌아가신 날은 아침에 들어오니깐 또 그렇게 매대기를 해놨어. ‘아이고 어머니, 똥을 누면 가만히 두시지 나한테 못할 일을 시킬라고 이렇게 뮛이를 해놓냐고.’ 아 그날 점심 잡숩고 돌아가시잖아, 내 아무소리 안하다가. 돌아가싱께 그거이 맺히지.”

1979년, 시어머니 76세에 돌아가셨다. ‘고운정보다 미운정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자신을 아무리 괴롭혔어도 어언 30년을 붙어 있던 시어머니기에, 이야기를 하며 생각이 많이 나는 듯 할머니의 목소리가 조금씩 사그러졌다. 꼭 자신 때문에 그렇게 돌아가신 것 같고, 그게 가슴속에 맺힌다는 할머니의 말에 듣고 있던 우리도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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