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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스님에게 책을 받고 병이 낫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C020303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소이면 비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경수, 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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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스님 일대기 04

희원 스님은 백일기도를 닷새째 하고 있었는데 몸이 너무 아파 옆방에 누워 울다 지쳐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한다. 깜빡 잠든 사이에 어떤 스님이 책을 건네주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어떤 허름한 누더기를 입은 남자 스님이 요만한 공중에서 책을 한 권 주는 거야. 책을 한 권 주는데, 내가 이렇게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받는 거야. 금방 비몽사몽 간이더라고, 내가 울다가 잠들었었구나. 하고 있는데 스님이 문경 갔다가 올라오시는 거야.”

명안 스님이 올라오신다는 말에 희원 스님은 방을 뛰쳐나가 매달려 울었다고 한다. 한참을 매달려 울다가 방금 꾼 꿈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명안 스님은 이제 병이 나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희원 스님도 그렇게 아프던 몸이 안 아픈 것을 느끼고 펄쩍펄쩍 뛰어 다녔다고 한다. 몸이 나은 것을 알고 명안 스님이 집에 돌아갈 것이냐고 묻자, 희원 스님은 백일기도는 마치고 가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그 때는 절을 해도 안 아프고, 보는 사람들 이 절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나비같이 하느냐고 했었어. 안 아프니까.”

그러다 희원 스님이 걱정이 되어 찾아온 어머니가 병이 나은 것을 알고는 기뻐하였다고 한다. 구인사 가서도 못 고친 병이 나았다는 것이 퍼져 미타사에 많은 신도들이 희원 스님을 보러 찾아오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희원 스님은 옛 생각에 잠긴 듯 이야기를 쉼 없이 해 주었다.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병이 나은 희원 스님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 속세에 가서 살 용기가 없어 스님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한다. 스님이 되겠다면 아버지가 반대할 것 같아 스님은 자수삭발을 하였다.

“가을쯤에 백일기도가 끝나기 전에 목욕을 하고 내가 머리를 깎았어. 자수삭발을 했어. 왜냐하면 만약에 스님이 머리를 깎아 준다고 하면은 우리 아버지가 원채 무서운 분이라, 스님의 원망을 들을 것 같아. 남의 자식 꼬셔다가 병 고쳐 준다고 데라고 가서는 머리 깎았다고 원망 들을까봐, 내가 머리를 깎았어. 내가 머리를 대충 깎아 두고 스님한테 가니까 스님이 깜짝 놀라셨지. 근데 어떻게 할 거야, 그래가지고는 삭발을 해주고는 이제, 부모한테 알려주셨지, 그랬더니 아버지가 데리러 오고, 난리가 났었지 한바탕 또.”

그렇게 스님의 길로 들어서서 백일기도를 마치고 보니, 김장할 쯤이 되어 개울에서 김장하는 것을 거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수술도 하고 병원에서 살아 몸이 약해져 있던 터라 그런지 병이 재발이 되었다고 한다.

“재발이 돼가지고 처음에랑 똑같은 상황이 된 거야. 그렇게 아파. 백일기도에 일단 회양을 하고는 다시 또 백일기도에 들어간 거야.”

명안 스님은 밖에서 하는 일에 참견을 하면 또 아플지 모른다며 밖에서 문을 잠갔다. 그렇게 해서 그해 겨울은 백일기도를 하며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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