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여전히 새색시같은 이복연 할머니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B020501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문촌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경수, 고유리
 

웹사이트 플러그인 제거 작업으로 인하여 플래시 플러그인 기반의 도표,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합니다.
표준형식으로 변환 및 서비스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변환 및 제공 예정입니다.

이복연할머니혼례이야기

늘거리마을 은 마을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현재 이장을 맡고 있는 황경구 이장님(42세)댁이 보인다.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벽돌집은 농사를 짓는지 트랙터와 경운기들이 있었고 아이들이 타고 노는 작은 그네가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 이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난 뒤, 문촌리에서 터전을 잡고 있는 황경모 할아버지(82세)와 이복연 할머니(75세)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그동안 살아오신 이야기에 대해서 자세히 여쭤보고 싶어서 찾아왔다는 말을 하니, 할머니는 “살아온 거 뭐. 시집와서 이때까지 사는 게 다지 뭐.”라고 하며 부끄러워 하였다. “할머니 그냥 시집오실 때 이야기 해 주시면 되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이내 문촌리로 시집오시던 기억을 하는 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아이고 잠시 기다려봐.”라는 말을 하더니, 방으로 들어가 나오신 할머니는 마치 시집가는 새색시처럼 고운 빛의 한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이복연 할머니는 50여 년 전에 한 결혼식이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지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 해 주었다. 할머니는 신랑 집에서 혼례를 올렸는데 빨간 치마에 초록 저고리를 입고 족두리를 쓰고 연지곤지를 찍었다고 한다. 연지곤지도 부모가 살아 있고 없음에 따라 종이를 붙이거나 빨갛게 그리기는 것으로 구분을 하였다고 한다.

“결혼할 때 상에 어떤 음식을 준비하나요?”

“대추, 밤하고, 수탉, 암탉 두고, 식이 끝나면 날려 보내고 하지.”

“할아버지하고는 결혼 전에 만나신 적 있으세요?”

“에이 모르지, 결혼식 날도 모르고, 가마 가지고 와서 태워가니까. 그런데 그렇게 가마를 타고 가는 데도 아무것도 몰라도 울기는 했어. 울다보니까 도착한 거야.”

“그럼 그때 친정에서 주신 것은 뭐가 있었는지 아세요?”

“준거는 옷, 오광, 대여, 빗, 여름 적삼, 겨울옷이 다야. 그러고 대례를 지내고 하다가 삼일째 되는 날부터 일찍 일어나야지.”

“첫날부터 하는 게 아니고, 셋째 날부터 해요?”

“응, 그렇지. 그때는 식기대접 두 벌에 찹쌀 넣고, 빨간 팥 넣어서 둬. 그랬다가 삼일날 그걸 쏟아서 찰밥 하는 거야. 팥하고, 찹쌀 하고 해서.”

“그거는 왜 하는 거예요?”

“이거? 집안사람이 모여가지고. 결혼식 할 때 떡 같은 거, 고기 같은 거 해서. 집에서 삶아서 대접하는 거지.”라는 말로 전통혼례를 할 때 준비하는 음식과 그것들이 의미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음식과 혼례를 치르기 위해 준비하는 물건들에 시집가서 잘 살라는 마음이 모두 똑같이 담긴 부모님의 마음이라는 마음씨까지도 이야기 해 주었다.

혼례를 치르고 첫날밤을 치를 때에는 안주와 술이 마련되어 있으며 사람들이 구멍을 뚫어 지켜본다고 한다.

“사람들이 구멍 뚫어서 보고 그러지 않아요?”

“그럼 보고 있지. 문구녁 뚫고 다 보고 있지. 신방 지킨다고 다 죄다 보고 있는 거지. 쫓지도 않고 디다 보고 있었어. 그때는.”

“첫날밤에 옷 푸는 순서는...”

“족두리를 먼저 풀지, 머 그런 걸 물어 봐. 호호.”

“족두리, 비녀 빼고, 원삼 그거 베끼고, 치마, 속치마, 속저고리, 버선 벳기고. 그리고 버선을 잔뜩 꼬메 놔요, 신랑 고생하라고.”

“왜요?”

“장난하느라고. 버선을 이렇게 벗기잖아. 그런데 이게 잔뜩 꼬메져 있으면 잘 안 볏겨진다고. 장난하느라 그런 거지 모.”하며 옛날 혼례를 치르고 난 뒤 행하는 재미있는 장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그때를 떠올리기라도 하듯 소녀처럼 수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신랑과 신부가 처음 맞이하는 어색한 첫날밤을 버선을 꿰매 두어서 장난을 치는 것으로 녹여보려는 것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혼례를 치르고 3일이 지나면 아침상을 차리며 일 년쯤이 지나면 친정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친정에 가면 한 달 정도 있다가 오며 오갈 때에는 음식을 준비한다고 한다. 친정에 갈 때는 엿, 인절미, 고기, 술 같은 것을 준비하며 시댁으로 돌아올 때도 엿, 인절미, 술, 고기안주거리와 같은 음식을 해 왔다고 한다. 전통혼례에 대한 풍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 할머니는 당시 시집 오던 기억을 매우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