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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의 소장품을 간직한 칠원윤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B010502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문촌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경수, 윤정아

효열각을 둘러본 후에 우리는 마을에서 윤희 할아버지(81세)댁을 찾아갔다. 할아버지가 살아온 이야기 속에서 칠원윤씨 문중이 문촌리에 와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문중 어르신들과 관련된 고서와 과거시험지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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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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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8

“이거는 과거시험 때 글 지은 거로 지금으로 말하면 시험지지. 이때는 아버지가 누구, 할아버지가 누구, 외조부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과거시험을 볼 수 있어. 본 출생이 천하면 과거를 못 본거야.”

“아, 그럼 이것은 뭐라고 쓴 거예요?”

“이거. 관등 제84인 합격자 광소 17년 6월. 시험 날짜지 모. 그리고 이거는 합격도장이고.”

“합격도장도 그대로 있네요. 그럼 이 시험지는 언제 시험 본 거예요?”

“이거는 모, 고종 때지 고종, 그리고 과거는 일 년에 400명 정도인가 봐.”

“할아버지, 이거는 뭐예요? 이것도 시험지 인가요?”

“이거는 만장. 만장이라는 건데 사람이 죽었을 때 슬프다고 쓴 거야.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슬프다고 제자들이랑 학자들이 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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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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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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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3

“어, 이거는 모자 같은데 언제 쓰는 거예요?”

“이거? 이거는 보통 때 쓰는 거야.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아마 이렇게 쓰고 여기 뒤에다가 깃을 멜 거야.” 망건을 어떻게 쓰는 것인지 몰라 직접 써 달라고 할아버지께 부탁을 하니 직접 쓰고 보여 주었다. 처음 보는 망건의 활용법을 직접 가르쳐 주니 옛날 선조들의 의복생활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집안에서 매우 아끼며 보존하여 놓은 병풍을 보여준다고 하여 할아버지를 따라가니, 집 뒤에 예전에 살던 기와집이 나왔다. 집은 현재 형체만 남아있지만 한눈에 보아도 마당도 넓고, 방도 여러 개가 있어서 무척 잘 사는 집이었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예전 집의 마당에 새로 지은 집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헌 집 방안에서 병풍을 꺼내서 보여주었는데, 매우 오래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보관상태가 깨끗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는 병풍에 쓰여 있는 글씨가 보통의 글씨와 너무 달라서 어떤 뜻이 쓰여 있는지에 대해서 모르겠다고 하시며 기회가 된다면 병풍의 내용을 알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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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4

“와, 진짜 옛날 기와집이네요.”

“그렇지 뭐. 요기가 마당이었구, 조 자리에 사랑채가 있었지.”

할아버지는 오른손으로 집터를 가리키며 말해 주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예전에는 마당이었고, 예전 기와집이 너무 낡아서 새로 양옥으로 집을 지으면서 예전의 기와집은 형채만이 남아 있던 것이다.

할아버지가 가리키고 있는 오래된 기와집의 한 곳이 불이 난 것처럼 새까맣게 그을려 있어서 예전에 부엌으로 사용했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저번에 이것도 보여 달라고 했지? 이거 이거 봐봐.”

할아버지께서는 마루에 서서 병풍을 펼쳐 보여 주었다. 병풍은 윤정학 할아버지가 쓴 것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보던 한자가 아니라 흘려 써 있어서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할아버지, 여기에 뭐라고 써 있는 거예요?”

“이거? 나도 몰라. 우리 아버지가 뭐라고 썼는지 알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

여덟 짝으로 돼있는 병풍은 바탕이 천으로 되었으며 먹을 사용하여 쓴 굵고 힘 있는 필체에서 굉장한 위엄이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병풍이 서 있는 마루를 보다 흙이 조금씩 떨어져 있는 벽이 눈에 들어와서 집이 오래된 것이라고 짐작하고 기와집이 지어진 연대를 여쭈어 보았다.

“이 집은 언제 지은 거예요?”

“이거? 여기 어디 써 있을 껄. 여기 있네. 상량이라고 하지? 집지을 때 쓰는 거 있잖아. ‘호일교시입주상량 신축생 성벽’ 신축생이 지었다 이 말이지 모. 그 다음에 영력 5년, 신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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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할아버지 소장 자료05

할아버지는 집을 지을 때에 내용을 적어 놓은 상량을 발견하고 우리에게 내용을 말해 주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해준 할아버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할아버지는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만두를 빚고 있으니 맛이나 보고 가라고 했다. 우리는 만두와 식혜를 맛있게 먹고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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